[210728 | 홍대/연남] 타로/테틈/하나라멘/경의선숲길/곰팡이마트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 친구가 타로를 봤는데 너무 잘 맞는다고 가봐야겠다면서.
연애타로를 봤는데 어떤 성향의 상대를 어떻게 언제 만나는지 다 잘 맞았다고 했다. ㅎㅎㅎㅎ 궁금해 이건 참을 수 없지
홍대입구 6번출구인가, 출구를 나가면 3분 거리에 있다.
그 친구가 추천해준 사람한테 하려고 했는데 요일별로 나오는 사람이 다른 것 같다. 여러 명이 이 공간을 근무지로 공유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타로 본 사람은 목금에만 나온다고 했는데 집에 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이 날은 수요일이었다. 평일인지 주말인지 정도만 체감하고 살아서 무슨 요일인지 몰랐다. 흠냐링
봐주시는 분이 카드 해석해주시는 게 너무 재밌고 나에 대해 이런 사람일 것이다 말하는 게 그럴듯해서 신기했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재밌었다. 스토리텔링이 아주,,, 홀린 듯이 들었다. 뽑은 카드에 대한 내용을 하나하나 추리하고 조합해서 앞으로 나한테 일어날 상황을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그려줬다. 같이 간 친구는 그 상담해주시는 말 들으면서 앞으로 만날 그 사람이랑 결혼까지 벌써 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너무 내 친구랑 잘 맞는 성향이고 결혼까지 갈 걸로 보인다고 계속 얘기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손주 유치원 배웅하고 나옴 이 정도면 이 분한테 청첩장도 줘야 한다
나는 11월? 12월에 뭐가 있댔고 내 친구는 10월. ㅎㅎㅎㅎㅎㅎ 인생 스포 당한 게 맞다면 올 하반기 재밌는 일이 예정되어 있구만. 호 호 호
밥 먹으러 가는 길에 귀여운 집이 있길래 들어갔다. 이름은 몰랐는데 카드결제 문자보고 알았다. 거울에도 써있다 테틈~
귀 여 웟!
난 또 여기서 조랭이를 찾아낸다. 조랭 이즈 에브리웨어,, 핸드폰 케이스 투명으로 바꿀까 싶은데 뒤에 크랙 가릴 용도로 스티커 몇 개 샀당 음~ 합리적인 소비~
뭐 먹을까 하다가 포케 집이 있길래 포케먹으려고 했는데 웨이팅이 너무 안 빠졌다. 근처 가게에서 구경을 좀 했는데도 안 빠져서 그냥 라멘집으로 갔다. 연남에는 파스타집이 너무 많아.. 파스타 먹기 싫어서 다른 거 먹으려고 보니까 메뉴가 몇 개 없었다.
면 밥 무한리필이다. 너무 배고픈 상태여서 당연히 추가할 줄 알았다. 첫 입까지는 딱 맛있는데 국물이 진짜 짜다. 진짜 일본 현지 라멘만큼 짜다... 저기에 밥 말아먹으면 큰 일날 것 같은 맛.. 혈관 좁아지는 맛... 삼겹살이랑 닭다리살이었나 추가했는데 삼겹살보다 닭다리가 더 맛있었고 해산물 베이스보다는 닭 육수가 더 맛있었다(사진 왼쪽). 조금만 덜 짜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라멘 자체는 맛있었는데 배불러서 좀 남겼다. 먹으면서 보니 라멘 만들어서 서빙하기까지의 사장님 동선이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바닥에 턱도 있는 것 같던데 육수 내느라 엄청 더운 와중에 왔다 갔다 하기 힘들어 보였다. 라멘집은 일자로 되어 있는 것만 보다가 ㄱ자로 굽어진 구조를 처음 봐서 더 그래 보였던 것 같다. 그 가게 공간상 그렇게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업무 배분을 잘해야 덜 힘들 것 같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던데,, 사장님 화이팅!
나는 홍대 가면 항상 가는 동네만 갔었는데 친구가 저 숲길 끝쪽,, 구석 쪽이 좋다고 데려가 줬다.
나는 어디 가서 서울 사람이라고 하면 안 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렇게 걷기 좋은 곳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데 이 날은 날씨도 진짜 자비 없고 바지도 청바지를 입고 가서 바지를 반바지로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보편적인 사회통념상 바지 찢기는 자제 했다 ^^.. 기특하다
숲길 끝쪽으로 걸어가는데 옆에 앉은 강아지가 눈에 띄었다. 조랭이랑 산책하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강아지 얘기로 소소한 이야기 나누던 짬이 발휘해 옆에 앉아계신 할머니께 강아지 몇 살이냐고 물었다. 2살에 이름은 태식이.... 이름이 태식이라니 너무 귀엽다
태식이 옆에 내 친구가 앉으니까 태식이가 뽈뽈 기어서 내 친구 앞에 앉았다. 할머니가 누나들이 이뻐하니까 쫓아가네~~ 하셨다.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인사하고 가려는데 보니까 할머니가 세 분, 강아지가 세 마리였다. 할머니, 강아지, 할머니, 강아지 이렇게 3쌍이 앉아있었던 거다. 각자 키우는 강아지 데리고 나와서 이야기 나누시는 것 같았는데 그때 봤던 할머니들의 그 온화하고 다 가진 것 같은 힙한 표정,,, 강아지가 있어서 더 그래 보였나,,, 행복 평화의 향기가 솔솔,, 이런 거 너무 좋다
경의선 숲길 끝으로 나와서 찾아간 곰팡이 마트. 옆 건물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다. 친구는 전에 밖에서 먹었다는데 코로나라 이제 그건 안 되는 것 같다.
너무 더워서 입이 바짝 말라 있었다. 나는 원래 무조건 드라이한 레드와인파인데 매대 옆에 있는 과일향 나는 달달한 샴페인을 샀다. 적당히 가볍고 달달하고 시원했다. 같이 먹을 걸로는 점원분 추천을 받았다. 몸이 쓰레기라서 이런 거라도 건강하게 챙겨 먹고 싶은 욕심이 있으시다면서 다른 첨가물 같은 거 안 들어가고 튀기지 않은 담백한 과자를 추천해주셨다. 너무 공감 가고 재밌었다. 고른 와인이랑 진짜 잘 어울렸다.
특별한 뷰는 아니지만 사람 별로 없는 공간에서 녹색 보면서 마시는 것 아주 좋다. 4층이었는데 테이블은 3개 정도 있었던 것 같고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 때문에 아래층들보다 여기가 유독 실내공간이 좁은 편이고 건물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라 목소리가 좀 커지면 거의 방송하는 듯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아래층에 책 읽는 분들이 있었는데 항상 이런지는 모르겠다. 엄청 시끌시끌한 분위기 아니어서 그거 나름대로 좋았다.
밤에 후레시 터트리고 찍기,,, 이것도 좋다
덥기도 덥고 마스크도 끼고 시간도 없어서 렌즈 끼고 썬크림 틴트만 바르고 나왔는데 이렇게 편하고 쾌적할 수가
내 밍숭맹숭한 눈이랑 생기다만 눈썹,, ㅎ헤헤 좋다
4시부터 이어진 연남 나들이 일기 끄읏